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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험기

빈대(베드버그) 경험담 - 3

by 커피물방울 2021.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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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률이 낮은 제 블로그에 굳이 이 글이 필요할까 싶었습니다만...
빈대로 고통받는 분이 계셔서 급히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포스팅을 찾아오신 분이시라면 매우 급하실테니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빈대 관련하여 검색해 보면, 살충제 또는 트랩 등을 설치하는 방법을 보게 됩니다.
-> 살충제는 직접 뿌려야 효과가 있습니다. 바닥에 뿌려놓는 것은 빈대가 싫어하긴 하지만 그것으로 죽지는 않습니다.
-> 트랩은 빈대를 박멸하지 못합니다. 숫자를 줄이는 것이 전부입니다.

빈대는 인간의 피를 빨지 않고 몇달을 버틴다고 합니다.
빈대는 활동을 자주 하지 않기 때문에, 잠깐 보이지 않는다고 해결된 것이 아닙니다.
제 경험으로는 한달간 빈대가 보이지 않아야 빈대가 없어졌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즉, 여기 포스팅된 내용을 최소 한달간 수행하셔야 합니다.


이제 빈대와의 기나긴 싸움을 시작해 봅시다.

1. 빈대가 발견된 모든 방에서 할 일
1-1. 옷 패킹
빈대가 발견되는 방의 옷은 웬만하면 다 버립니다.
빈대가 발견되지 않은 귀한 옷이 있다면, 옷의 접힌 부분 및 주머니 안쪽 재봉까지 철저히 검사 한 후, 물에 수시간 푹 담근 후 세탁하여 햇볕에 말립니다. 해가 잘 비추지 않는 경우는 빨래방에서 열로 충분히 건조합니다. 그 상태의 옷을 지퍼백 또는 진공팩에 한달 간 보관합니다. 보관 후 확인하여 아무 빈대의 흔적이 없는 경우엔 다시 입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엔 옷장에서 빈대가 발견된 칸의 옷은 전부 다 버렸습니다.
외출할 때 입을 옷은 새로 사서 뚜껑있는 플라스틱 박스에 밀폐하여 보관합니다.



1-2. 침대
침대커버 및 매트리스의 재봉지점을 모두 확인합니다. 빈대 흔적이 있다면 사용중인 침대와 침구류를 전부 버립니다.

빈대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빈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준비합니다. 침대와 벽과의 거리를 벌리고, 침대 다리를 양면테이프로 둘러싸 빈대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합니다. 천장에 만드는 방어선은 아래 별도로 설명할 것입니다.

1-3 기타 가구
나무 또는 천으로 된 것은 가능한 다 버립니다. 플라스틱 상자에 꼭꼭 밀폐되어왔던 것이라면 괜찮겠지만, 한마리라도 살아있으면 다른 곳으로 퍼질 수 있습니다.
임시로 사용할 의자는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된 것만 사용합니다.

2. 방어선 구축
2-1. 방어선 만드는 방법
빈대는 한밤중에만 움직입니다. 또한 날아다니지 못하고 비오킬 (국화계열 살충제)에 대한 기피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빈대가 지나가지 말아야 할 곳은 양면 테이프를 바릅니다. 며칠 지나 먼지가 쌓이면 양면테이프를 교환해 줍니다. (위에 계속 겹쳐서 붙인고 박멸이 끝났을 때 한번에 떼어도 됩니다)

양면테이프를 바를 수 없는 곳은 매일 밤마다 비오킬을 충분히 뿌려줍니다. 빈대가 비오킬을 싫어하기는 하지만 배가 고프면 비오킬 뿌린 자리도 넘어와 버립니다.


2-2. 클린 룸 정하기
빈대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방은, 빈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틀 창문틀에 방어선 처리를 합니다.



2-3. 빈대가 잘 지나가지 못하는 곳
경험상, 바퀴벌레나 그리마가 있는 구역을 잘 넘어오지 못했습니다. 제가 빈대를 만났 당시, 두개의 방 사이에 부엌이 있었고 부엌에는 그리마가 살았습니다. (식당이 있는 건물임. 그리마를 죽이면 대신 바퀴벌레가 들어옴.) 그 덕분인지 빈대는 부엌을 건너 반대쪽 방까지 넘어가지 않아서 가족들을 피신시킬 수 있었습니다.

2-4. 빈대를 빠르고 쉽게 잡기
방역을 하시는 동안 계속 빈대를 잡게 될 겁니다. 깔끔하고 빠르게 잡는 방법을 알려드리려 합니다.
주둥이가 긴 라이터를 사용해서 빈대를 태워서 잡으세요. 빈대가 탈때까지 지질 필요는 없고 빈대가 죽을때 '퍽' 하고 가스를 뿜습니다. '퍽' 소리가 날 때까지만 지지면 됩니다.


3. 박멸 시작
3-1. 1차 박멸
박멸하기로 정한 방을 '전쟁터' 라고 부르겠습니다. 빈대를 잡을 당신은 '용사'라고 부르겠습니다
전쟁터로 가서 잠잘 자리를 정하고 바닥에 양면 테이프로 방어선을 만듭니다. 방 밖으로 빈대가 나가거나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틀 창문틀도 방어선 처리를 합니다. 경험상 빈대가 바닥으로 이동하지 못하면 천정에 올라가서 낙하를 합니다. 따라서 천정에도 방어선을 만들되, 방어선을 만들기 어려우면 새벽에 더 자주 깨어나셔야 합니다.
용사는 밤 11시까지는 밖에서 자거나 휴식을 취하고, 11시가 되면 혼자 전쟁터로 들어가 방어선 안에서 잡니다. 빈대들은 용사가 반갑지만 방어선을 뚫고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에 벽을 오르고 있을 것입니다. 새벽에 잠깐씩 일어나 불을 켜고 빈대를 보이는 족족 다 잡고 불을 끄고 다시 잡니다. 빈대는 한밤중에만 움직이므로 알람을 맞춰넣고 매일밤마다 세번 정도 일어나서 잡습니다. (제 경우는 2시 3시 4시)

해가 뜨기 시작할때면 전쟁터에서 나와도 됩니다. 나와서도 클린룸에는 되도록 들어가지 마세요.
잊을까봐 하는 말입니다만, 클린룸에도 방어선을 확실하게 유지하세요.

3-2. 2차 박멸
1차 박멸을 한달 내내 한다면 좋겠지만, 용사도 사람입니다.
1차 박멸을 시작하여 빈대가 하나도 안보이기 시작하면 며칠동안 더 확인하신 후 클린룸에서 주무실 수 있습니다.
이때의 빈대는 지금까지의 빈대와 행동이 달라집니다. 비오킬 뿌려서 만든 방어선을 그냥 넘어버립니다. 앞에서 설명한 '그리마가 사는 부엌' 도 이때부터 넘어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마리수가 적고 전쟁터와 크린룸까지 오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크린룸에 들어오기 전에 잡을 수 있습니다. 1차 박멸때와 같이 한밤중에 3번 일어나서 전쟁터+크린룸까지 모든 구역의 빈대를 박멸하시면 됩니다.


3-3. 박멸 완료
2차 박멸에서 일주일 정도 빈대가 발견되지 않으면 빈대를 거의(?) 다 잡았다고 생각하셔도 되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한달 정도 걸렸을 것입니다. 패킹했던 옷을 확인하여 다시 꺼내입을 수 있습니다.

중간에 빈대에게 한번이라도 물렸다면, 물린 시점부터 한달간 1차 박멸과 2차 박멸을 다시 해야 합니다. 피를 빤 놈까지 굶겨죽이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4. 박멸 실패
4-1. 박멸에 실패할 시엔 장기전으로 가야합니다.
옷은 뚜껑있는 플라스틱 박스에 있는 것만 입으시고, 세탁시 열건조를 철저히 합니다.
잠을 잘때 침구와 천장을 포함하여 방어선을 확실하게 긋습니다. 이때쯤이면 비오킬은 소용이 없고 양면 테이프만 사용하셔야 할 겁니다.
빈대는 한밤중에만 돌아다니므로, 중간중간 일어나 계속 빈대를 잡고 또 잡습니다.
용사와 빈대 중 하나는 언젠가 집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여기까지입니다.

빈대 해결에는 체력과 끈기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박멸을 진행하시는 동안 체력관리 스트레스관리 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월세사는 집에 빈대가 발생했기에 정말 절박했었고, 운도 좋았기에 상황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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